비정기 자취노트 빨리도 여섯번째.

...살다 보면 한밤 중에 너무 배고파서 뭔가 먹을 걸 뒤질때가 있는 법이다.

문제는 본인의 성격상 먹을 것을 어디에 쌓아둔다거나 하지 않는 점. 그렇다고 해서 배고프다고 어디다 피자나 통닭같은 건 시키기엔 금전적으로나 관습적으로나 꺼려지고 무엇보다 평소에 전혀 시켜 먹지 않다보니 그런 곳들의 전화번호같은 걸 알 리도 없다. 하필이면 미치게 배가 고플 때엔 나가는 것도 힘 딸려서 싫어진다. 정말로 핀치.

냉장고를 보니 "내 살림에 정말 드물게" 찬 밥이 남아 있었다. ...그래, 마침 계란도 남아 있고 하니 이걸로 볶음밥을 만들자! 라고 적당히 오이 썰고 계란 풀어 놓은 후에 프라이팬에 기름 둘러 불에 올리고... 준비가 다 된 상황에서 냉장고에 든 얼은 찬밥에 숫가락을 쑥 박은 순간. 나는 "정말 드물게 찬밥이 남았던" 이유를 알고 말았다.


....며칠 전 실수로 사버린 4킬로그램어치 찹쌀. 그것도 모자라서 그 쌀로 1.5인분 분량 해 버린 밥. 잡곡이고 팥이고 콩이고 대추고 전혀 안 들어간 오직 찹쌀로만 된 찐득찐득했던 그 밥.

.....볶여서 나온 것은 밥은 커녕 떡이나 죽이라고도 하기 힘든 참 기괴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먹어버렸다. 뭐든지 잘 먹는 나는 역시 굉장해. (....)

PS : 하지만 솔직히 말해.
...두번 다시 먹고 싶지 않을 정도의 맛이었다. T_T

by 천년용왕 | 2005/05/27 23:53 | 자취 노트 | 트랙백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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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chastin at 2005/05/28 00:27
아아........ 왠지 상상이 가는군요-_-
대략 머엉~;;; 가끔 저리할 때가 있지요;; 비빔국수를 만들려고 양념장을 열심히 만들고 물을 끓였는데 소면이 없습니다 라면도 없습니다. 이런 젠장-_-;; 음, 끔찍한 결과물을 안봐도 되니 이쪽이 백배 나은건가요;;;
Commented by keachel at 2005/05/28 00:40
으음.. 정말 엄청났겠군요!! 그걸 드시다니 대단하십니다...;
Commented by 무표정군 at 2005/05/28 01:18
아;; 안타깝군요 ㅡㅜ 저도 타지생활이라 배고픔은; 조금 공감이 되는구요. 그나저나 찹쌀로 만들어 냉장고에 들어가 있던 밥(과연?)이 볶음밥이 되는군요..(먼산;)
Commented by 무표정군 at 2005/05/28 01:18
앗, 그리고 링크양 데려가겠습니다아;
Commented by 보름 at 2005/05/28 01:51
하하하...하하하하하;;;;;;ㅂ;;;욕보셨습니다;
Commented by 작가 at 2005/05/28 09:17
공감합니다. 정말 찹쌀볶음밥은......ㅠ.ㅠ
Commented by 리엽 at 2005/05/28 12:08
저라면 못먹었을듯 합니다.ㅠㅠ
Commented by 얀군 at 2005/05/28 13:13
허헛 자취생의 비애.. 일명 걸신;;
배고프면 뭐라도 먹는다;;
Commented by 이십오 at 2005/05/30 01:15
전 밥당번 동생이 있어서 정말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낭만클럽 at 2005/05/30 18:18
실수로 컵라면에 찬물을 부었던 기억이 나는군요...ㅠㅠ
Commented by easymin at 2005/11/19 01:11
하앗 ↑ 낭만클럽님의 글에 대폭소했습니다 ㅠㅠ 죄송해요
ㅋㅋ (근데 항상 제가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을 때 마다 생각했었던 일이라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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