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4월 26일
[소감] 세계수의 미궁 II ~ 제왕의 성배 ~

겨우 본 스토리 엔딩을 보고 (하지만 아직 다 끝낸 것은 아닙니다) 대략 소감을 적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이 포스트을 읽어도 되고, 혹은 그냥 읽지 않은 채 지나가도 됩니다. (푸핫)
전작과 마찬가지로 '세계수의 미궁 2'는 전통적인 3D 던젼형 RPG에 터치 스크린을 최대로 활용한 '수동 매핑'을 적용시킨 게임입니다.
캐릭터성이라는 게 배제되고 오직 '플레이어가 설정한 직업의 길드 멤버'로써만의 플레이어 캐릭터들, 직접 지도를 그려가면서 미궁을 돌파해야 하는 점, 마치 테이블 RPG를 하는 듯한 나레이션 문구 '당신은 여기서 XXX를 선택해도 좋고, 놔두고 떠나도 상관 없다' 등에서 일반적인 일본 RPG와는 다른 플레이감을 주는 게임입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이 게임의 난이도는 매우 어렵습니다. 처음 시작해서 미궁을 돌아 다니다가 금방 파티 전멸하는 경우도 허다 하고, '몬스터가 돈을 떨구지 않는' 지극히 당연한 (...) 시스템에서 초반엔 여관비조차 대기 힘들기도 하며, F.O.E 라고 하는 준 보스급 몬스터들이 맵에서 돌아 다니며, 특히 '현재 층을 진행하는 정상 레벨에서는 절대로 해치울 수 없는' F.O.E 들이 길목을 잡는 경우조차 허다합니다. 한번 마을로 돌아 오면 다시 시작하는 층 수에는 제약이 있고 - 5층 단위로 워프할 수 있는 포탈이 존재합니다만, 그 외의 층은 몇몇 예외를 제외하고는 '포탈부터 다시' 올라가야 합니다. - 퀘스트 등에 대한 설명은 극히 제한적이고 놓치고 넘어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경우가 잦습니다. 한마디로 매우 까다로운 게임입니다.
이 '귀찮고 짜증나게 함'이 또한 이 게임의 매력입니다. 초기 RPG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융통성 없음에 일일이 지도를 그려 대야 하는 점이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게 합니다. 지나간 길을 따라 지도를 그리고 메모나 아이콘 등의 체크 사항을 채워 넣다 보면 어느새 이 귀찮기 짝이 없는 구식(?) RPG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수동 매핑 기능이 없었으면 이 게임이 이렇게까지 재미있었으리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 시리즈의 제일 큰 세일즈 포인트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닐까 합니다. 위저드리나 바즈테일을 하면서 느낀 그 재미를 이 시대에 다시... 랄까요?
초반 시작하고 그 다음, 혹은 다다음층까지 진전하기가 처음 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힘든 "불편한" 게임입니다만 그걸 지나고 나면 진정한 맛에 빠져들기 시작하게 됩니다. '게임이건 만화건 시작해서 30분 이내에 꽉 붙잡는 재미를 주지 않으면 소용 없다. 계속 잡아 보니 재미있더라 하는 건 오덕들이나 하는 짓이더라' 라는 말이 있던데 (...) 그렇게 따지면 이 게임이야 말로 진정한 오덕후용 게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오덕후용 게임을 여러분들에게 추천합니다. 파고 들수록 독특한 맛이 나는 걸작 던젼 RPG로써 말입니다.
# by | 2008/04/26 23:33 | 전뇌의 유희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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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층 지도(숨겨진 곳 빼고)를 완성하고 레벨을 4정도 올렸답니다.